사과 깍아 주세요 사과 깍아 주세요 암(癌) 병동 간호사로 야간 근무할때였다. 새벽 다섯 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 호출 벨이 울렸다. "무엇을 도와 드릴 까요?" 그런데 대답이 없었다.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다.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 입원 중인 환자였다. "무슨 일 있으세요?" 놀란 마음에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를 내밀며 말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깎아 주세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 달라니, 맥이 풀렸다. 옆에선 그의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깎아 줘요." 다른 환자들이 깰까 봐 실랑이를 벌일 수도 없어 나는 사과를 깎았다. 그는 내가 사과 깎는 모습을 가.. 더보기 이전 1 ··· 110 111 112 113 114 115 116 ··· 1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