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가 준 여운 *
바람이 아주 좋은 어느 날 저녁,
반짝거리는 멋진 새 자동차에 젊은이가
막 문을 열고 타려고 합니다.
이때 한눈에도 그리 넉넉지 않아 보이는
꼬마가 묻습니다.
“와, 아까부터 바라다보고 있었어요.
정말 멋져요. 이 차, 아저씨 거예요?”
기분이 좋아진 젊은이는 눈에 부러움이 가득한
꼬마에게 한 바퀴 태워주겠다고 했습니다.
꼬마는 주저하지 않고 올라타서 자동차 값이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젊은이는 운전을 하면서
형님이 사준 것이라 차 값을 모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와, 정말?
저도 그렇게 되면 좋겠어요.”
꼬마는 진정 부러워했습니다.
그런 형님을 둔 것을….
젊은이는 자기 자신도 그런 형님이 있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어디로 드라이브할까 물었더니 꼬마는
자기 집 동네에 가도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예상한 대로 부자 동네는 아니었고,
녀석은 자기가 이런 차를 타고
왔다는 것을 필경 자랑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꼬마가 저기가 자기 집인데 잠깐만
기다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젊은이는 궁금해 하며 자동차 안에서
기다려주었습니다.
잠시 후 꼬마는 자신보다 어린 누군가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아, 저 친구에게도 자랑을 하려고?
그런데 녀석의 부축을 받은 그 어린 꼬마는
절룩거리며 아주 천천히 걸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젊은이의 자동차에 다가와서
“얘는 제 동생이에요. 아파요.
걷지를 못해서 언제나 창가에만 앉아 있죠”
하고 말하더니 동생을 돌아보며
“봤지? 형아도 이다음에 커서
이런 자동차를 네게 사줄게.
그러면 너는 가고 싶은 곳
어디라도 다닐 수 있어”
그러더니 젊은이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면서
“저도 이다음,
아저씨의 형님같이 되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 … 부러운 것이 이 차를 받은
자기가 아니고 이 자동차를 사 준
자기 형님이었다니, 그래서 자기 형님같이
되고자 한다니….
꼬마의 의도를 처음부터 잘못 짚은
스스로가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린 꼬마의 사려 깊고
따뜻한 성공 목표에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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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는 그 젊은이가 쓴 것입니다.
- 이영혜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中에서 -